담양국씨 대종회

학동설단(鶴洞設壇) - 지도

9세조 유 자 할아버님의 신도비(전문)
(성균관장 근서)
고려 삼중대광 호부상서겸 판의금
담양국공 휘 유 신도비명 병서

아 ! 고려가 조선조로 바뀜에 즈음하여 팔도 국민이 새 정부를 섬시지 않는 이 없었으나, 오직 두문동 七十二현 중 순절하신 十七인 만이 불에 타 참된 신하의 의리를 지켜 삶을 버리고 순국하셨으니 선생이 또한 그 거룩하신 한 분이시다.

삼가 살피건대 선생의 휘는 유요 복애(伏崖)는 그의 호이며 자는 경덕(敬德)이시고 담양 국씨이시다.

시조의 휘는 주(周)니 송나라가 망하매 송의 공경대부이셨던 주는 정란을 피하여 동으로 들어와 추성군에 봉함을 받았고, 고려조에서 여러대 현달하셨으며 휘 지원(知遠)을 낳으시니 문하 시랑(侍郞)이요, 또 이가 휘 성부(成孚)를 낳으시니 충청도 안염사(현 도지사)요, 또 이가 휘 영돈(暎敦)을 낳으시니 우찬성사(右贊成事)로 선생의 5대조 이상이시며 금자광록대부평장사(金紫光祿大夫平章事) 휘 호(虎)와 문하성대제 휘 건과 대재학 휘 담(譚) 병부상서 휘 양이 고조 증조 조부 아버지이시며 대를 이어 고려에 충성을 다하신 음덕으로 면면히 집안이 발전하여 왔다.

비는 실전되어 기록이 끊어지고 선생이 충숙왕 갑자에 낳으시니 어려서부터 지혜와 도량이 남달리 탁월하셨고 성장하셔서는 큰 뜻과 지략이 출중하시어 익재 이재현의 문하에서 수학하셨으며 전야은 녹생 이목은색과 교유하시고 조정에 나아가서는 포운 정몽주 선생과 협력하시었다.

공민왕 十八년 벼슬이 삼중대광 호부상서(현 재무부장관) 에 이르셨으며 도통사 최영장군의 부통사로서 탐라(현 제주도)에서 목호(牧胡)의 란을 평정하시고 또 곡주(현 황해도) 곡산에서 크게 전공을 세워 특별히 판 의금을 겸하시고 공민왕 조의 주석지신으로 활약하셨으나 고려의 운이 다하여 이태조가 조선을 세워 경덕궁에서 친히 과장을 베풀고 선비들을 부르고 설유하니 이에 응하지 아니하시고 동지들과 함께 관복과 관모를 벗고 산죽을 쪼개어 삿갓을 만들어 햇빛을 가리고 드디어 두문동(개성 송악산의 골짜기)에 들어가 조선조와 문을 막고 태조에게 불복하는 뜻을 보이니 후세 사람들이 관을 벗어 걸었던 곳을 괘관현이라 하고 넘어간 고개 마루를 부조현이라 하였다.

태조는 선생과 임금이 되기 전에 옛 친구의 정을 생각하여 예의를 다하여 예조판서로 여러번 불렀으나 선생이 저항하고 따르지 아니하며 도리어 나라 잃은 피맺히고 응어리진 가슴속을 다음과 같이 무송도시(撫松圖詩)를 지어 이르되

<이 땅은 서울 송도인데
나는 솔(松都)을 사랑하나니
예조판서에 봉함을 스스로 조롱하며 비웃는도다
나라 잃고 흘리는 눈물을 그누가 씻어줄까
노란 국화가 가득히 피었으니 오직 정의로울 뿐이로다>

라고 응수하니 태조가 크게 진노하여 선생이 거처하신 여막에 마른 풀잎을 쌓고 유황을 뿌려 불을 질렀으나 선생은 조용히 옛 고려의 관복을 차려 입으시고 나오지 아니하시고 몸을 불태워 충성스러운 신하의 도리를 다하시고 순절하시니 묘는 교화 땅(현 파주) 장명산에 장사하였다.

후세 사람들이 시를 지어 가로대

<한 세상 삶을 잃었으니 개자추(옛 중국의 충신)의 한이요
절의를 위하여 스스로를 살신성인하셨으니
왕촉(옛 중국충신)의 원한이로다>

하고 찬탄하셨다. 그의 실적이 밝고 자상하게 고려충렬록과 두문동의 모든 실기에 나타나 있도다
그 후 숙종조 때에 경기도 유생 민백규(閔百奎) 등이 상소하여 개성 두문동 표절사에 배향토록 하였으며 영조(英祖) 무인에는 두문동에 개성 유수를 보내 제사를 지내도록 하고 어제어필(임금 스스로 글을 짓고 씀)로 비를 세우니 비면에 왈

<승국충신 지금 이곳에 잠들다>

라고 써서 그곳에 세워 절의를 표창하였고 부조현의 비에는

<고려충신 부조현>

이라 하고 두문동 전조 충신의 자손들을 벼슬에 쓰도록 하였다. 헌종(憲宗) 조 때 전라도 유생 진사 나서동이 상소하여 담양 구산사에 배향토록 청하여 배향을 받으셨다가 증암사로 모시었으나

오호라 ! 고종(高宗) 무진에 팔도 서원이 흥선대원군의 혁신정치에 의하여 헐리니 선생의 사우 또한 그 화를 입었으나 다행히 정축년에 고산 유림이 선생의 빛나는 충절을 흠모하여 반곡사에 모셨고 수년을 지난 임신년에 장성 경현사에 배향을 받으셨다.
위와 같이 동서고금의 역사상 견줄 바 없는 선생의 애국충절과 공훈은 만세신도의 귀감인 바, 조선조가 려사의 분서로 그 사적이 불에 타없기로 몇줄의 글로 선생의 사적과 향사모신 전말을 간략하게 기록하게 됨을 송구스럽게 여기며 여기 적는 바이다.

배위의 성씨와 생졸 또한 전해옴이 없고 이태조가 복애공과 청.장년 시절의 옛 정의가 남달리 두터웠기에 각별한 정으로 조선조에 협력을 간청하였으나 끝내 거절당하자 두문동에 불을 지르고도 여분이 남아 병자년에 사랑과 믿음이 미움으로 변하여 그의 세 아들을 두문동 七十二현의 유족 중 최악의 대우로서 관작을 삭탈하여 서민으로 본관인 담양에 유배시킨 바 되어 그의 후손이 담양의 삶이 시작되었으며 그 후 정종(定宗)이 경진년에 특별히 그들에게 과거에 응하도록 명하였으나 큰 아들 무는 순절하신 아버지의 고결한 정신을 이어받아 과거를 사양하며 큰 아들로서의 도리를 다하기로 정하고 두 아우 성, 황 에게 명하여 과거에 응하게 하였는 바 두아우가 연벽문과 하였으나 무는 은적 자정하여 이로부터 대를 이어 담양을 터전으로 삼게 되었고 둘째 아들 성은 벼슬이 예조참의요 말째 아들 황은 사간원 헌납이시다.

무(珷)는 세간(世澗)을 낳으시고 성은 후사가 없으시며 황은 세일(世一)을 낳으시니 생원(生員)이시다.그의 손이 경예(經禮)니 호는 화당(華堂)이요 자는 곡겸(曲兼)으로 문종(文宗) 때 대과(大科)에 급제하여 사헌부 지평 헌납 장수현감 사간원 사간 대사간에 이르렀으며 문장과 학문이 당대에 널리 알려졌고 이로부터 八세를 전하여 5형제가 있으니 함(涵)은 호가 환성(喚醒)이요 침(沈)은 송만이며 홍(洪)은 송동(松洞)이요 명(溟)은 죽계(竹溪)라 하고 염은 율동(栗洞)이라 하셨다. 그 후손 또한 크게 번연하여 고산에서 이어 살며 문학이 서로 이어져 학문이 높은 학자가 끊이지 않았으니 하늘이 베푸신 은혜가 이에 있음인져

오호라 ! 선생의 묘분이 실전되어 후손들의 쌓인 한이 오래 드니 지난 임술년에 선생의 二一세손 승학(承學)이 종문과 의논하고 시조 이하 八세 八위를 담양군 담양읍 학동리 三0六의六번지 나르는 학이 무릅을 세운 형국 갑좌의 도선산 언덕 마루에 시종동역 설단하여 매년 제사를 올리니 이는 신도와 인도에 합당한 법도에 따른 의례이며 예에 마땅히 신도대비를 세우는 것을 옳게 여겨 종의가 다시 발의되어 장차 돌을 깍아 단소의 근처에 비를 세우고자 선생의 21세손 담양향교 전교 순호(淳豪)가 그의 족조 一九세손 종남(鐘男)과 더불어 二二세손 동진(東珍), 창근 二三세손 추환(秋煥)과 함께 고려사 및 고려 충렬사 두문동 서원지 등 열전과 족보를 부등켜 안고 본관에 찾아와 불영(재주없는 이 사람)에게 글을 청하므로 여러번 사양하였으나 거두지 못하고 진사 소(蘇)공이 찬한 장덕을 근거하여 선생의 세계 및 격으신 이력과 밝고 어두움을 찾고 향사한 전말을 대강만 기록하며 명하여 가로대

< 먼 옛적에 국씨(鞠氏)는 송나라로부터 고려로 건너와 대를 이어 종묘사직에 공을세워 복되셨도다 고려의 운이 다하여 두문동에서 문을 막고 숨어 저항 조선조에 불복하며 고려의 충성스러운 신하로써 의리를 다하셨고 비록 여막도 몸도 돌(石)도 불탔으나 그 높고 깨끗한 절개는 불사르지 못하였으니 두 임금을 섬기지 아니한 그 충성이 해와 같이 밝고 빛나도다. 그 무덤을 잃은 지 오래되니 한 사람이 발의하여 여러 문중이 일제히 일어서 학동에 초혼 설단하여 세일제를 모시니 봄과 가을에 우러러 공경하며 사모하는 마음 간절하여 이 신도대비를 풍요하게 높이 세우니 그는 정히 8척이로다. 후손들은 우러러 흠모하고 행인들은 구부려 경모하리로다 내가 명(銘)을 밝게 새기니 영원하고 무궁토록 전해질진져 >

단군기원 四千三百二十五년 八월 일

성균관장 김경수 근찬
후손 국순호 해역
후손 국승권 근서